가업상속공제, 병원도 받을 수 있나요?
최근 40년 된 서울의 한 분만 병원이 상속세를 300억 원 가까이 낼 처지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병원을 그대로 물려받을 뿐인데 세금이 수백억 원으로 불어나는 이유는 하나,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병원이 빠지는 개정안 때문입니다.
가업상속공제가 정확히 뭔가요?
오랫동안 사업을 해 온 대표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 사업을 물려받는 자녀의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사업용 재산 가액을 빼 주는 제도입니다. 현행 요건은 이렇습니다.
- 대상 : 대표님이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중소기업, 그리고 매출 5,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
- 한도 : 경영기간 10년 이상 300억 원, 20년 이상 400억 원, 30년 이상 600억 원
- 사후관리 : 물려받은 자녀는 이후 5년 동안 가업에 종사하면서 사업용 자산, 지분, 고용을 유지해야 합니다. 어기면 빼 준 만큼 상속세를 다시 냅니다.
같은 가업인데 왜 병원이 빠진다는 건가요?
정부가 "가업"을 다시 정의했기 때문입니다. 전문 기술이나 경영 노하우를 물려주는 것은 가업이고, 부동산을 물려주는 것은 가업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남는 업종 : 특허권, 산업기술, 숙련기술, 영업비밀처럼 기술과 노하우가 이어지는 업종입니다. 빵을 직접 굽는 제과점은 남고, 완제품을 받아 파는 베이커리 카페는 빠집니다.
- 빠지는 업종 : 병원, 약국, 마트, 주차장업, 창고업, 버스·택시 운송업입니다. 정부는 이 업종의 승계가 사실상 고가 부동산의 승계라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대상 업종을 대분류·중분류로 넓게 적어 두어서, 요건만 형식적으로 맞추면 공제가 따라왔습니다. 정부안은 이를 가장 세세한 분류까지 내려 727개 업종으로 정리했습니다.
현행과 정부안 비교
| 구분 | 현행 | 정부안 (국회 심의 중) |
|---|---|---|
| 대상 업종 | 대분류·중분류로 넓게 정함. 병원·약국 포함 | 세세분류 727개. 병원·약국·마트·주차장·창고·버스·택시 제외 |
| 대표 경영기간 | 10년 이상 | 30년 이상 |
| 사후관리 기간 | 5년 | 10년 |
| 공제 절차 | 요건을 갖추면 공제 |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공제 |
[사례] 공제를 받느냐에 따라 17억 원이 갈립니다
20년째 공장을 운영한 A사 대표님이 돌아가셨고, 가업상속재산이 50억 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자녀 한 명이 단독으로 물려받고 다른 상속재산은 없다고 두고, 일괄공제 5억 원과 과세표준 30억 원 초과 구간의 세율 50%(누진공제 4억 6,000만 원)를 적용합니다.
- 공제를 받으면 : 50억 원 − 가업상속공제 50억 원 − 일괄공제 5억 원 = 과세표준 0원, 상속세 0원
- 공제를 못 받으면 : 과세표준 45억 원 × 50% − 4억 6,000만 원 = 17억 9,000만 원
- 기한 안에 신고하면 : 17억 9,000만 원 − 신고세액공제 3% = 17억 3,630만 원
업종 분류표에서 공제 대상 업종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세금이 17억 원 넘게 달라집니다.
업종보다 무서운 것은 '경영기간 30년'입니다
병원·약국이 빠진다는 소식이 크게 났지만, 실제로 더 많은 회사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경영기간과 사후관리입니다.
정부안은 대표의 경영기간 요건을 30년 이상으로, 물려받은 뒤 지켜야 하는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요건을 갖춰도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공제를 받는 구조로 바꾸는 내용입니다. 그대로 통과되면 2000년대에 창업한 회사 상당수가 경영기간을 채우지 못해 공제 대상에서 빠지게 됩니다.
※ 위 개정 내용은 모두 정부가 국회에 낸 안이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승계를 준비하고 계신다면 확정된 법과 시행 시기를 확인한 뒤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금 병원이나 약국을 물려받으면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현행 세법으로는 받을 수 있습니다. 대표가 10년 이상 경영했고 중소기업 요건 등을 갖췄다면 병원과 약국도 공제 대상 업종에 들어갑니다. 다만 정부가 병원과 약국을 빼는 개정안을 국회에 냈기 때문에, 통과되면 이후에는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가업상속공제 개정안은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안은 국회 심의 중이고, 적용 시기와 기존 기업에 대한 경과 규정은 국회에서 확정되는 법에 따라 정해집니다. 상속세는 원칙적으로 상속이 일어난 날의 법을 적용하므로, 확정된 법의 시행일을 확인해야 합니다.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뒤에는 무엇을 지켜야 하나요?
현행 세법에서는 물려받은 자녀가 5년 동안 가업에 종사하면서 사업용 자산, 지분, 고용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공제받은 금액만큼 상속세를 다시 내야 합니다. 정부안은 이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내용입니다.
가업 승계, 현행 제도와 개정안 중 어느 쪽 기준으로 준비해야 할지 함께 살펴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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